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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 人사이드] "남을 돕는 일, 힘든 시기 보내는 '전략'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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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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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싱어송라이터 신윤주 씨 인터뷰 "친절한 말 한 마디와 상대에게 짓는 미소도 봉사의 마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교수 존 나일스(John D. Niles)는 자신의 저서 '호모나랜스'(Homo Narrans)를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 이 말은 곧 우리가 정보를 전달하고, 자신이 속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야기가 큰 힘을 갖는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라이프인은 자원봉사자들이 가진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의 봉사 경험, 그 과정에서 경험한 자기효능감과 성취에 대해 듣고, 자원봉사자가 사회에 기여하는 힘을 들여다봅니다. '자봉 人사이드' 두 번째 편에서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싱어송라이터 신윤주 씨를 만나 20대 청년으로서 경험한 자원봉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① "너는 너의 쓰레기통을 들여다본 적 있니?"

② "남을 돕는 일, 힘든 시기 보내는 '전략'이 될 수 있어요"


▲ 신윤주 씨. 본인 제공.

생일은 한 사람이 태어난 날이며 한 사람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렇기에 보통 생일에는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한 축하를 받기를, 자신을 위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그런데 생일에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일을 하기로 결심한 이가 있다. 살랑(sala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신윤주 씨의 이야기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생각해 봤는데,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나눌 때더라."

지난해 신 씨는 새해를 맞이하여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고심하며 적어 내려간 목록. 그중 신 씨가 가장 고대한 일은 '생일날 봉사 활동 하기'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이 결국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봉사 활동을 하면 좋을까, 어디에서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 처음인 만큼 신 씨는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고, 그러다가 '연봉인상'이라는 자원봉사 단체를 알게 됐다. 연봉인상의 뜻은 '연마다 봉사를 늘린다'. 흥미로운 이름에 끌린 신 씨는 연봉인상에서 진행하는 연탄봉사에 참여했다. 수 분 만에 마감된다는 연봉인상의 연탄봉사 신청에 무사히 성공하여, 지난해 생일 나흘 전, 처음으로 서울 홍제동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단체에서 필요한 장비를 지원해 주었기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참여하여 부지런히 연탄을 날랐다. 직접 몸으로 봉사한다는 데에서 뿌듯함을 느꼈으며, 특히 청년 단체 특유의 '느슨한 유대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봉사 단체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마음 한편에 품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봉사 활동을 희생이나 헌신의 영역으로 여기지 않고, 그냥 함께 마음을 나누는 행위로 생각하길 바란다. 그런데 내가 만난 봉사 단체 사람들이 딱 그런 분위기였다. 진실한 마음으로 임하되 무겁지 않고, 즐기는 태도로 임하더라. 그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 "우리는 자원봉사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라이프인

가진 것을 나누는 방법이 비단 자원봉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받은 사랑과 축하를 나누는 방식으로 자원봉사를 선택했다면, 본래 봉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신 씨에게 자원봉사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는지를 물으니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다"며 "어릴 때부터 사람 자체를 좋아해서 항상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어울리기를 즐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봉사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줄곧 봉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참여 방법을 잘 알지 못해 미루다가, 지난해 생일을 기점으로 마침내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생각하기는 쉬우나 실천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결심한 일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그 자체가 무척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 씨는 칭찬의 말에 "봉사 활동도 친구를 만나 카페에 가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일 수 있다. 우리가 봉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봉사하는 모습을 대단하게 봐주는 시선이 고맙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인 듯하여 안타깝기도 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실제로 신 씨가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난 또래 집단의 청년들만 보아도,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봉사 활동 현장이라고 하면 대단한 사명감이 넘칠 것 같지 않나. 그런데 실제로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 오늘 끝나고 뭐 먹을까'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 연탄 옮기기 힘들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느슨한 연대'의 분위기였다. 신 씨는 "무엇인가를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살피고 챙기는 분위기였다. 나도 처음에는 이미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 안에서 잘 어울릴 수 있을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쉴 틈 없이 말을 걸어주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 수 있었고, 이후에는 나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챙기게 됐다"라고 말했다. 봉사 단체에서 만난 청년들은 봉사라는 행위를 너무 무겁지 않게 받아들이면서도, 느슨하나 분명한 연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다른 청년들과 함께한 연탄봉사는 신 씨에게 있어 자원봉사의 시작점이자 봉사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는 참여한 봉사 단체의 이름처럼 조금씩 봉사 활동을 늘려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내가 잘 몰랐을 뿐이지 봉사처도 많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많더라. 그래서 올해는 연탄봉사 외에 유기견센터 자원봉사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자원봉사와 관련한 주제곡을 만들거나 자선 공연,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아이들을 위한 멘토링 등 가수로서의 재능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봉사도 구상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없는 환경이라면 자신이 문화예술 쪽의 관심이나 소질이 있는지 알아볼 기회조차 얻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신 씨는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봉사 계획을 전하며 "꿈만큼은 자유롭게 꿀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회가 모두에게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남을 돕기에는 내 삶이 너무 힘들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결국 나를 돕는 일"


▲ 신윤주 씨. 본인 제공.

누군가는 요즘 세태를 묘사하며 '나노사회'라는 표현을 쓴다.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체적 유대를 이루지 못하고 개인이 파편화되는 추세를 일컫는 것이다. 개인의 파편화가 심화되는 현상은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챙길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터다. 특히 아직 사회·경제적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 청년층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버겁다고 느끼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세대에게 자원봉사라는 행위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신 씨는 자기 경험을 반추하며 "내가 20대를 대표하여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 주변의 경우를 보자면 아무래도 청년들에게는 자원봉사가 멀게 느껴질 수 있을 듯하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차다 보니 시간을 쪼개고 힘을 들이면서까지 남을 도와야 할지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같은 세대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신 씨는 봉사를 '희생'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기를 조언했다. 사회 구성원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고, 타인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신 씨는 "누군가를 돕는 일은 결국 나를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에 나오는 "내가 세상의 밝은 면을 보기로 한 건 내가 순진하기 때문이 아니야. 그런 전략이 필요했던 거야. 난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았어"라는 대사를 인용하며 "20대는 주변을 돌아보기에 너무 힘든 시기다. 지금의 내 삶이 팍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기를 보내는 전략을 바꿔서 딱 한 번만이라도 봉사를 해보길 권하고 싶다. 장담할 수 있는데, 내가 베푼 친절들은 어떻게든 다 나한테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신 씨는 자원봉사의 개념을 넓은 의미로 해석하기를 바랐다. 그는 자원봉사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봉사의 마음이다.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아주 작은 도움을 주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웃어 주는 것도 봉사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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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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